여행 이틀차다. 어제 넘은 해산령, 오천령 고개로 라이딩에 대한 의욕이 많이 위축된 상태다. 게다가 지인과 오전 11시에 원통에서 약속을 했는데,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강원도 산길 50여 킬로미터를 가야한다는 게 맘에 부담이 됐다. 이래서 가민과 같은 운동 보조 도구를 사용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민에 경로를 입력하면 향후 진행해야 하는 여정의 업힐 정도를 미리 알려 준다는데… 여행 다녀와서 확 질러버려? ㅋ
일단 양구군의 버스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하기로 계획을 바꾸었다.
[07:36] 숙소 나와서 걸어가는 길에 어떤 아저씨가 있길래 버스 타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니 친절히 알려준다. 자전거 접어서 방산면사무소 앞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그분이 '자전거 타고 가지 왜 버스 타고 가냐'고 묻기에 오전 11시에 원통까지 가야하는데 시간이 안 될 거 같다고 하니, 아저씨는 고기를 절래절래 흔들며 웃으며 말한다. “그냥 버스 타세요.”
[07:51] 버스 탑승에 탑승했다. 자전거를 들고 버스에 오르니 운전기사가 눈치 준다. 자전거 운임 별도 내야 한다며… (나중에 내릴 때 5천원 줬다). 양구 터미널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참 재밌었다. 나만 이방인이지 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 승객 모두가 서로 다 아는 모양이다. 승객이 한명 탈 때마다 서로 인사하고 안부 나누고… 이른 시간의 첫 버스라 승차한 많은 분들이 직장에 출근하는 모양이다.
[08:33] 양구 터미널 앞에 내렸는데, 차 시간이 애매하고 버스 기사에게 또 눈치 받고 싶지 않아서 원통까지 남은 거리를 라이딩하기로 했다. 심호흡 한번 하고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광치고개 넘어서 원통 가려고 한다. 조금 전 탔던 버스의 운전 기사가 원통으로 가는 길의 특성에 대해서 얘기해 줬는데, 광치령 이후 원통까지는 거의 내리막이거나 평지라고 한다. ‘일단 오천령만 넘자’는 맘으로 어제보다는 덜 부담스런 맘으로 라이딩을 한다.
[09:39] 광치령 고개에 접어 들었다. 눈 앞으로 펼쳐져 보이는 업힐 구간이 까마득하다. 어제 넘은 해산령이나 오천령과는 달리 차량 통행이 많아 신경 쓰인다. 갓길의 작은 돌들이 신경 쓰인다.
[09:42] 어제처럼 끌바로 올라간다. 더운 날씨에 힘들지만, 바라다 보이는 경치가 힘듦을 상쇄시킨다.
[10:05] 드디어 광치터널 이정표! 1킬로미터만 더 올라가면 된다.
[10:21] 안녕히가십시오 양구군. 양구는 분지 지형이라 집입과 진출시 언덕이 필수라는 사실. 인제(이제)가면 언제 올까? 원통해서 못살겠네? ㅋㅋ
[10:22] 반갑다. 광치터널. 언덕 끝!!
[10:29] 광치터널 나온 정상. 해발 660미터.
[10:40] 광치령 내리막에서 잠시 사진 한 컷 찍으면 숨 돌린다. 차량 통행이 여전히 많다.
[10:58] 가아1리, 일명 개미산골마을이란다. 왜 이런 지명으로 불렸을까? 이제 목적지까지는 불과 3.4킬로미터
[11:10] 을지부대 앞으로 지나 원통에 진입. 마을 분위기가 조금 전과 확연히 다르다. 잘 정리된 도로와 건물들...
[11:12]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으며 여유를 부린다. 이온음료를 사서 먹으며 갈증도 삭힌다.
[11:23] 원통버스터미널이다. 약속 마치고 서울 갈 때 버스 탈 곳이다.
[11:24] 도착했다. 원통장로교회. 이곳 시무하시는 목사님을 뵈러 왔다.
어제 오늘 강원도 라이딩 짧고 진했다. 라이딩한 접이식 미니벨로의 한계를 잘 알게 됐다. 이 기체를 가지고 지방에서 라이딩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56T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좋은 건 단일 체인링을 멀티 체인링으로 다단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돈과 노력이 많이 들 텐데… 다단화 하기 전에 지금 보다 더 작은 체인링으로 바꾸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다. 50T이하로… 바퀴가 작다고는 하나 50T도 업힐에서는 부담스런 크기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 문제는 돌아가서 찬찬히 시간을 두고 고민해 봐야겠다.
아무튼 1박2일의 길지 않은 자전거 여행이었지만, 내 삶에 즐거운 기억, 추억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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