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핸들포스트 자작 가방 제작 - "클릭픽스(Klickfix) 호환"
최근 자전거 앞 부분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는 가방을 찾아 보니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오르트립이라는 결론이다. 모양, 기능, 방수성, 장착 편의성 등 부족한 부분이 거의 없다. 단 하나 후덜덜한 가격만 제외하고는… 굳이 또 하나를 거론하자면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 정도일까?
오르트립 얼티미티로 시작하는 상품을 살지 말지 몇 차례 고민하다가 일단 유보하고, 조향에 문제가 없도록 핸들포스트에 쉽게 탈부착할 수 있는 자작 가방을 하나 만들어 보기로 했다. 준비해야 할 것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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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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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센카울 캐디 어댑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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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센카울 Klickfix 어댑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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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내에 부착할 보강 프레임
릭센카울 캐디 어댑터와 Klickflix 어댑터는 반드시 필요한 필수품이니 고민 없이 구입했다.
가방은 적당한 것을 찾기가 무척 어려웠다. 검색 시 크기, 모양, 수납 기능을 주로 검토했다. 크기는 가로, 세로 10인치 내외가 되는 제품을 주로 찾아 봤다. 백팩류와 같이 어깨끈이 있으면 장착할 때 번거로울 거 같아서, 끈을 탈부착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검토했다. 검토 결과, 구입한 가방은 아래 사진과 같다.
좀 일반적이지 않은 가방이다. 가방이 위 아래 2단 구조로 돼 있다. 위에는 핸드폰 등 간단한 개인 소지품을 넣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다소 빡빡하긴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 10.5인치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보조배터리를 안에 두고 바깥으로 충전선을 뽑아 쓸 수 있는 점은 핸들포스트에 거치하는 가방으로서 강점이다. 가방 내 맘을 끈 부분은 가방 하단의 구조다. 지퍼를 열면 소프트 아이스팩 공간이다. 라이딩할 때 시원하게 내장 또는 냉동시킨 물병을 넣어두면 오래 동안 시원하게 마실 수 있겠다. 여름철에 쉽게 죽처럼 녹아 끈적이는 초코바를 원형 그대로 유지시키기에도 이런 소프트 아이스팩의 기능은 절실했다. 작은 가방이 이런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이유는 이 가방이 일반적으로 엄마들이 어린 유아를 데리고 다니며 케어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유모용 가방(diaper bag)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이 가방의 원래 목적을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저 여러 기능이 있는 가방 정도로만 여길 듯 하다. 남자가 들어도 실제로 그렇게 어색하지 않다.
이 가방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추가할 단점이자 장점으로, 이 가방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좁아진다. 지퍼를 잠갔을 때 위가 좋은 형태이니 물건 수납에 다소 제한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는 지퍼를 열었을 때 장점이 된다. 입이 물고기인 대구나 아구처럼 지퍼를 여는 순간 수납 영역이 확 커진다.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지퍼를 열고 장바구니처럼 사용해도 되겠다.
다음으로, 가방 내에 부착할 보강 프레임이다. 문구점에 가서 MDF와 아크릴 소재의 보드판을 각각 하나씩 사 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에는 사온 보드판 모두 사용하지 못했다. 먼저 아크릴 소재를 시도했는데, 애 써서 자르고 구멍도 뚫었는데, 가방 안에 장착하는 과정에서 금이 가며 깨졌다. 기본에 만드신 분이 MDF를 추천해서 그 다음으로 시도했는데, 내 가방에는 다소 두껍다는 판단이 들었다.
세 번째로 시도한 프레임 대안은 잘 구부려지는 연성 플라스틱 판이다. 최근 사진 인화를 신청하여 배송 받았는데, 사진 결과물이 구겨지지 않도록 플라스틱 판을 덧대어져 있었다. 버리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 요긴하게 활용했다.
간단히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클릭픽스 어댑터와 가방내 프레임을 꺼내 둔다.
가방내 프레임 역할을 할 플라스틱을 적당한 크기로 절단한다. 자른 후에 절단면과 네 군데 모서리를 사포로 문질러서 부드럽게 처리하면 좋다.
프레임 위에 클릭픽스 어탭터를 올려서 네임펜 등으로 뚫린 구멍 안에 표시해 둔다.
실제로 구멍을 내기 위해서 아크릴이나 MDF 등은 드릴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내가 사용한 연성 플라스틱은 해 보니 전기 인두가 가장 좋다. 아주 깔끔하게 구멍이 뚤어졌다.
나는 준비한 가방에 이 보강 프레임을 원래의 내부 포켓 하나를 희생하며 그 부분에 삽입했다. 아래 사진과 같다.
그 다음 작업 가방 바깥이 나사가 통과할 수 있도록 구멍을 내야 한다. 가방 안에 미리 넣어둔 보강 프레임의 구멍을 고려하여 위치를 잡았는데 정확한 위치를 잡기가 쉽지는 않았다. 마킹돼 있는 위치에 실제로 구멍을 낼 때도 인두를 사용했다.
그 다음 과정은 조립이다. 가방 바깥면과 가방 안쪽의 보강 프레임 각각에 클릭픽스 어댑터를 위치하고 나사로 체결하면 된다. 나사는 육각렌찌 나사다.
장착된 결과물이다.
이렇게 어댑터를 장착하고 나니 좀 더 하단에 장착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첫 시도에 이 정도면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미니벨로 자전거에 릭센카울 캐디어댑터를 부착한 후, 가방을 장착해 보았다. 사진 상으로는 크기가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딱 적당한 크기다.
클릭픽스 어댑터를 활용해서 핸들바 장착 가방을 처음 준비해 보았는데, 이번에 경험했던 시행착오를 고려하여 다음 번에는 좀 더 요령있게 작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